KT, '포수 강백호' 카드 꺼냈다…4월 대도약+대반전 긍정 요소될까
컨텐츠 정보
- 199 조회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KT 위즈가 3월을 3연패와 함께 마감했다. 예상치 못했던 2024 시즌 최악의 출발 속에서 간판타자 강백호의 포수 기용을 실험했다.
KT는 3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3-14로 참패했다. 주말 3연전 승리를 한화에 모두 헌납하고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KT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웨스 벤자민의 부진이 뼈아팠다. 벤자민은 3이닝 11피안타 2피홈런 1사구 4탈삼진 11실점으로 난타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벤자민은 1회말 한화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2회말 무너졌다. 2사 1·2루에서 한화 이도윤에 선제 1타점 2루타를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문현빈에 2타점 적시타, 페라자에 안타, 채은성에 1타점 적시타, 노시환에 3점 홈런을 연달아 얻어맞고 순식간에 7점을 내줬다.
벤자민은 3회말에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2사 2루에서 이도윤에 1타점 3루타, 문현빈에 1타점 적시타, 페라자에 2점 홈런을 내주면서 고개를 숙였다. 일찌감치 승부가 한화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고 KT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KT가 한화에 3연전을 스윕당한 건 2022 시즌 5월 27일~29일 이후 처음이다. KT는 당시 안방에서 KT에 3경기를 모두 내준 게 정규시즌 최종 순위가 4위로 밀려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대전 원정 3연전 스윕은 KT가 2015년 1군에 진입한 이후 처음이다. 2015~2017 시즌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을 당시에도 한화에게 대전에서 3연전 승리를 모두 내줬던 적은 없었다.
KT는 이번 대전 원정 3연패로 최하위로 추락했다. 아직 정규시즌 개막 후 8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1승 7패, 승패마진 '-6'인 상태에서 4월을 맞게 됐다.
KT 벤치는 3월 31일 게임 패배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한 가지 실험에 나섰다. 1-13으로 뒤진 8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포수를 김준태에서 지명타자였던 강백호로 교체했다.
KT의 3월 31일 경기 선발포수는 장성우였다. 하지만 KT가 4회초까지 1-11로 끌려가자 장성우를 더그아웃으로 불려들이고 백업 포수 김준태를 투입했다. 김준태가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남은 이닝을 모두 책임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KT 벤치는 강백호에게 8회말 포수 수비를 맡겼다. 강백호는 고교 시절 포수를 보기는 했지만 2018년 프로 입단 후에는 외야수, 1루수로 뛰어왔다. 1루 수비도 지난해부터 소화하지 않고 우익수,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었다.
강백호가 1군 공식 경기에서 포수로 나선 건 지난 2019년 4월 2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2021년 9월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까지 총 두 차례 있었다. 다만 선발출전은 아니었고 게임 진행 중 대타, 대주자 기용 등으로 엔트리에 남은 포수가 없는 상황에서 강백호가 급히 마스크를 쓰게 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우가 달랐다. KT 구단은 "김준태가 부상으로 교체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KT 벤치가 비록 단 1이닝이지만 강백호의 포수 수비 움직임을 실전에서 체크하려 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KBO리그는 올 시즌부터 ABS(자동투구 판정 시스템) 도입으로 포수의 프레이밍은 의미가 없어졌다. 물론 베테랑 포수와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 포수가 안방을 지키는 것은 분명 차이가 크지만 기본적인 포구, 블로킹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KT는 장성우라는 확실한 주전포수가 있지만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다. 지난 개막 후 8경기에서 타율 0.115(26타수 3안타)로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 모습이다.
KT 벤치가 만약 공격력을 극대화 시키는 타선 구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포수 강백호, 1루수 박병호, 지명타자 문상철으로 구성된 라인업도 고려해볼 수 있다. 외야는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 중견수 배정대, 좌익수 조용호-김민혁 등 운영에 여유가 있다.
강백호의 선발 포수 기용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강백호가 게임 중 상황에 따라 마스크를 쓸 수 있다면 KT의 게임 운영의 폭이 넓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강백호의 포수 출전 여부를 떠나 KT의 4월에는 반등이 꼭 필요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에도 꼴찌부터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저력이 있지만 똑같은 기적이 반복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당장 오는 4월 2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게 관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