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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울려고 해? 그런 표정 짓지마" 대선배의 핀잔, 또 선발 기용. 이렇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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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등판 다음날 운동을 마친 김광현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다가 1루수 전의산을 보자마자 '폭풍' 핀잔을 줬다.


"너 왜 그런 표정지어. 쳐다보니까 울려고 하던데, 그런 표정 짓지마. 실책 할 수도 있지 왜그러는거야. 그냥 당당하게 해." 웃음을 섞어서 큰 목소리로 잔소리가 쏟아졌다. 머쓱한 표정의 전의산은 연신 "알겠습니다"며 미소만 지었다.


상황은 하루전인 지난 2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벌어졌다. 이숭용 감독은 개막전 주전 1루수로 전의산을 기용했다. 고명준과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내내 주전 1루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다가 1순위로 낙점된 1루수가 바로 전의산이었다.


그런데 전의산의 마음에 걸리는 수비 실책이 나왔다. SSG가 4-2로 앞서던 4회초 수비. 1아웃 이후 롯데 나승엽의 땅볼 타구가 1루수 방면으로 향했다. 전의산이 타구를 잡기 위해 한 손으로 글러브를 뻗어봤는데 방향 측정이 잘못됐다. 공이 전의산이 글러브를 댄 위치보다 옆으로 흘러나가면서 뒤로 빠지고 말았다. 전의산이 곧장 후속 처리를 해서 공을 빠르게 잡아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투수 김광현에게 토스했지만, 나승엽의 발이 더 빨랐다. 결과는 세이프.


사실 강습 타구는 아니고, 비교적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속도의 타구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다. 다행히 실책 이후 김광현이 두타자 연속 범타를 잡아내면서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전의산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1군 데뷔 시즌이었던 2022년부터 1루 수비 실책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전의산이다. 입단 당시 그의 주 포지션은 포수. 프로에 들어와서 1,3루를 연습했고 지금의 주 포지션은 1루가 됐지만, 첫 시즌에 치명적인 수비 실책 몇 번이 굉장히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었다. 피나는 훈련 끝에 이제는 수비가 더 나아졌다는 평가는 받고 있어도, 여전히 실책은 전의산을 흔드는 요소다. 특히나 대선배 김광현의 선발 등판, 그것도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평범한 땅볼 타구를 놓쳤으니 내색은 덜해도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을 수밖에 없다. 전의산에게도 올 시즌 주전으로 자리잡는 것이 너무나 간절한 바람이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오히려 더 큰 소리로 핀잔을 줬다. "그런 표정 짓지마"라고 하면서 실책 하나에 주눅들지 말라는 그다운 격려를 했다. 이숭용 감독도 이튿날에도 주전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전의산의 이름을 넣었다. "실책 했다고 너무 기죽지 말라고, 지금까지 가장 열심히 준비한 게 전의산 아닌가"라는 메시지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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