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농구에 녹아드는 오세근, 감독도 선수도 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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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근(36)이 새로운 둥지 서울 SK의 농구에 스며들며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안양 KGC(현 정관장) 소속으로 팀의 통합 우승을 견인한 오세근은 시즌 종료 후 SK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프로 입단 후 줄곧 안양에서만 뛴 터라 이적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지만 도전 의지가 더 컸다.
오세근의 적응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자신에게 최적화된 팀에서 뛰다가 플레이 스타일과 성격이 전혀 다른 팀에서 뛰려니 쉽지 않았다. 부상으로 비시즌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보지 못한 것도 적응을 더디게 만든 요인이 됐다.
그러나 전희철 SK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오세근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면서 천천히 팀에 녹아들게 만들었다.
전 감독은 "과거 오세근을 지도했던 감독님들께서 '천천히 지켜보라'고 하시더라. 비시즌 때 훈련을 못하고 바로 컵대회에 들어와 시행 착오가 있었다. 시즌을 소화하면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잘 적응하고 있다. 최근 경기는 답답하지 않다"며 오세근의 적응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2라운드까지는 슛을 쏘는 것에 주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전 팀에서 뛰던 스타일 때문이다. 그래서 '포워드처럼 농구하면서 편하게 슛을 던지라'고 주문했다. 최근엔 슈팅 위치나 타이밍 잡는 게 더 편해진 듯 하다. 일각에서는 발이 느려서 스위치 디펜스를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큰 문제없다. 수비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리바운드 잡아서 시야를 활용해 뿌리는 아웃렛 패스가 빠르다. 오세근으로 인해 속공이 더 많이 나오는 측면이 있다"며 합류 효과를 이야기했다.
사령탑의 신뢰와 지원 속에 오세근도 SK 농구에 녹아들고 있다. 최근 출전한 5경기 중 4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하는 등 팀의 연승 행진에 기여했다. 25일 열린 서울 삼성과 S-더비에서도 13점 4리바운드 2스틸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부상으로 빠졌던 최부경의 복귀로 수비 부담이 줄어든 것도 앞으로 활약을 기대케하는 요소다.
오세근은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빈 공간이나 슛을 쏠 수 있는 자리를 찾아가면서 스스로도 마음 편하게 하는 것 같다. 시즌 초반보다는 좋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플레이를 고집하기보다 팀 스타일에 맞춰가고 싶다고 했다. 오세근은 "이전에 뛰던 팀과 스타일이 다르다. 내가 들어가서 스타일을 바꿔버리면 나에게 좋을지 몰라도 팀에 좋지 않다. 그런걸 고려해서 플레이하고 있다. 내 장점을 100% 보일 순 없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 승리로 6연승을 달린 SK는 창원 LG와 함께 공동 2위로 도약, 상위권 싸움에 불을 지폈다. SK는 26일 필리핀으로 떠나 동아시아슈퍼리그 원정 경기를 소화한 뒤 돌아와 리그 경쟁을 이어간다.
오세근은 "지난번에 (안)영준이가 돌아오면 팀이 3~4라운드쯤 본 궤도에 올라갈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말대로 지금 차근차근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 같다. 이제 (허)일영이 형도 돌아오면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라며 더 강해질 SK의 모습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