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빵이나 만들까?"…11년 차 사이드암의 은퇴 고민 잠재운 깨운 한마디 "쓸데없는 소리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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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빵이나 만들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SSG 랜더스 박민호는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맞대결에 5회말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실점 없이 1볼넷 3탈삼진을 기록했다.
무실점 투구를 한 박민호는 팀의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7회초 SSG 타선이 6점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7회말 노경은, 8회말 조병현, 9회말 문승원이 차례대로 올라와 리드를 지켰다.
승리 투수는 박민호였다. 박민호는 2022년 4월 5일 수원 KT 위즈전(1이닝 무실점) 이후 757일 만에 승리의 맛을 봤다. 또한 2021년 10월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2⅔이닝 무실점 투구 이후 920일 만에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경기 후 박민호는 "작년에 야구 인생에 마침표를 찍을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부모님과 아내가 옆에서 변함없이 응원해 주고 도움을 줘서 이렇게 오늘 승리 투수를 할 수 있는 날이 돌아왔다"며 "감사의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튿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다시 만난 박민호는 "어제 제가 실수한 것 같다며, 그 한마디 때문에 주변에서 난리가 났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박민호는 2014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33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했다. 그는 2019시즌 47경기 50⅓이닝 평균자책점 2.68, 2020시즌 57경기 52이닝 평균자책점 2.42, 40경기 2021시즌 41이닝 평균자책점 3.95라는 성적을 거두며 SSG의 불펜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22시즌 22경기 22이닝 평균자책점 4.09를 마크했고 지난 시즌에는 시즌 초반에 1군에서 활약했지만, 10경기 10이닝 만을 소화하고 더 이상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프로 11년 차를 맞은 박민호는 지난 2시즌 동안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현역 은퇴를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해 웃을 수 있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저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고 야구를 하기 전부터 인천 구장을 자주 갔는데, 야구 페이지를 덮어야 되나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이런 날도 있더라. 어제 승리 투수가 될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박민호가 마음을 다잡은 데는 가족의 힘도 있었다. 박민호의 부모님은 빵집을 운영한다. 박민호는 "아빠한테 '야구 그만두고 빵이나 만들까?'라고 물어봤는데, 아빠가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야구나 해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도전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작년이었다"며 "비시즌 때 캠프 시작하면서 똑같이 한 시즌 준비하는 마음으로 했다. 악의가 없는 이야기라면 팩폭(팩트폭력)을 좋아한다"고 했다.
박민호의 승리 소식을 들었던 부모님은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박민호는 "부모님이 연락하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기적이라고 하시더라.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부모님이 '기적이 일어났다'고 하셨다. 2년 전인가 3년 전에 대전에서 백투백투백 홈런으로 비슷하게 이긴 경험이 있고 저희 타자들이 얼마나 잘 치는데, 아버지는 놀라신 것 같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박민호는 승리 소감을 말할 때 후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강화에서 열심히 훈련하는 후배들이 많다"며 "후배들이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고 했다.
올 시즌 5경기 1승 6이닝 평균자책점 1.5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7을 기록하며 시즌 초반 SSG 불펜에 큰 힘이 되고 있는 박민호가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