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하지 않는다"…산전수전 다 겪은 41세의 관록, 사령탑이 찾은 최고의 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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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차 정도 이기고 있으면 오히려…."
고효준(41·SSG 랜더스)의 '시그니처 표정'은 위기에서 짓는 미소.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에도 고효준은 과감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면서 경기를 풀어간다. 어지간한 배짱이 아니고서야 나올 수 없는 장면이다.
최근 이숭용 SSG 감독은 고효준에게 딱 맞는 보직을 정해주기로 했다. 승부처 투수.
이 감독은 "(고)효준이의 장점은 급박한 상황에서 기용하려고 한다. 부산에서도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부산 롯데전. 고효준은 무사 1,3루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김민성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한동희를 3루수 직선타로 잡아낸 뒤 신윤후와 정보근을 모두 삼진 처리했다.
이 감독은 "마운드에서 긴장하지 않는다. 1점도 주지 말아야할 상황이나 혹은 1점 정도 줘도 되는 상황에서 기용하려고 한다. 3점 차 정도 이기고 있으면 오히려 흔들리더라"고 웃었다.
이 감독은 "투수 성향을 파악해서 그에 맞게 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 무산에서 노아웃 1,3루를 잘 막았다. 자기공을 씩씩하게 던지더라. 효준이는 이게 더 맞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테스트식으로 했는데 되더라"라며 "가장 성향에 맞는 걸 찾아갈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또 다른 베테랑 투수 노경은(40)은 7회로 고정할 예정. 이 감독은 "이전에는 데이터를 보고 좌타 우타에 따라서 했다. 그러다보니 몸을 푸는 것도 많아지고 불펜에서 버거워하는 게 있더라"라며 "그동안 그래도 잘 막아서 갔는데 어긋나니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겠다. 데이터도 보겠지만, (한)두솔이나 (노)경은이는 7회에 올리고, 8회 (조)병헌, 9회에는 (문)승원이가 나가도록 할 생각이다. 상황에 따라서 어려운 상황이 나오면 (고)효준이가 나가서 막도록 할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서진용에 복귀에 따라서 마무리투수 자리는 바뀔 수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팔꿈치 뼛조각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 서진용은 지난 24일 1군에 콜업돼 25일과 27일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42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왕에 오른 마무리투수인 만큼, 원래 자리로 보내겠다는 생각이다. 자연스럽게 문승원은 8회 셋업맨 역할을 할 예정이다. 불펜이 한층 더 두터워진다.
이 감독은 "불펜(투수교체)은 어렵다. 정답이 없다"라며 "투수 교체는 일단 이 뱡향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