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16실점' 우승후보→10위 추락 대이변…107억 에이스까지 부상 '사면초가'
컨텐츠 정보
- 221 조회
'우승후보'로 꼽혔는데 여전히 '사경'을 헤매고 있다. KT의 추락이 예사롭지 않다.
KT는 현재 3승 11패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KT가 팀 순위에서 최하위로 떨어진 것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투수왕국'을 완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KT는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7-16으로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다. 올해 KT의 팀 평균자책점은 8.35. 역시 최하위다.
올해 KT는 10개 구단을 통틀어 최고의 선발투수진을 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지난 해 12승을 거두면서 단 1패도 허락하지 않은 '승률왕' 윌리엄 쿠에바스, 15승 좌완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 퀄리티스타트의 '마법사' 고영표, 예비 FA 최대어로 꼽히는 엄상백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이 굳건한 것은 물론 올해 1라운드로 입단한 우완 신인 원상현이 스프링캠프에서 급성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5선발로 합격점을 받아 KT가 올 시즌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합지졸이 따로 없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쿠에바스는 지난 해와 달리 벌써 패전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일 수원 KIA전에서 6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으면서 5실점으로 무너진 쿠에바스는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올해는 1패 평균자책점 4.00에 머무르는 중. 이강철 KT 감독이 "쿠에바스가 직구로만 던지다가 안 되니까 그제서야 변화구를 던진다. 머릿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할 정도.
벤자민의 출발도 좋지 못하다. 벤자민은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3이닝 11피안타 11실점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다. 그나마 지난 6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반등은 해냈지만 여전히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0.29로 충격적이다.
고영표는 설상가상 부상까지 입은 상태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KT와 5년 총액 107억원에 창단 첫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고영표는 가뜩이나 올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출발이 좋지 않아 속상한데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지게 됐다. 고영표의 진단명은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미세손상. KT 관계자는 "고영표가 2~3주 정도 휴식이 필요한 상태로 이르면 5월초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KT는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고영표의 대체 카드로 김민을 내세웠으나 김민은 1이닝 동안 무려 사사구 6개를 허용하면서 3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생애 첫 FA를 앞두고 있는 엄상백도 3경기에서 모두 패전을 당할 정도로 투구 내용이 좋지 못하다. 올 시즌 3패 평균자책점 8.25에 그치고 있는 엄상백은 지난 3일 수원 KIA전에서 5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나마 올 시즌 첫 5이닝 이상 소화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았다. 5선발로 기회를 부여 받은 신인 원상현도 아직까지 데뷔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잠실 LG전에서는 4이닝 6피안타 4실점(3자책)에 만족해야 했다. 투구수 관리에 애를 먹은 그는 결국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교체를 피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불펜이 사정이 나은 것은 아니다. 비록 지난 시즌을 끝으로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FA 이적을 하면서 공백이 생겼지만 국가대표 구원투수이자 '제 2의 오승환'으로 기대를 모은 박영현이 있어 별다른 우려를 사지 않았다. 그러나 박영현은 지금 세이브를 단 1개도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12.27. 성적만 봐도 사연이 많아 보인다. 실제로도 그렇다. 박영현은 지난 6일 잠실 LG전에서 9회말 구본혁에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는 수모를 겪었다.
올해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손동현은 평균자책점 11.57에 머무르고 있고 김재윤의 FA 보상선수로 KT에 합류해 '히든카드'로 주목을 받은 문용익은 평균자책점 24.00, 불펜진의 새로운 희망으로 주목을 받은 조이현은 평균자책점 21.00, 성재헌은 평균자책점 11.25에 그치고 있다. 2차 드래프트로 건너온 베테랑 우규민도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7.71로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한 주권 또한 평균자책점이 7.59에 달한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물론 KT는 지난 해에도 최하위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끝내 정규시즌 2위로 도약하면서 매서운 뒷심을 보여줬던 팀이다. 하지만 지난 해에도 투수진이 이만큼 심각하지는 않았다. 어느덧 공동 8위인 롯데와 삼성에 2경기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 자칫 잘못하면 최하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과연 KT가 투수진을 재정비하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KT는 오는 9일부터 창원NC파크에서 NC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