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이 정도면 죽어도…” 염갈량 아쉬움, 계획된 디테일의 실패…KIA 2루수 ‘이것’까지 간파

 “이런 게 디테일인데…”

LG 트윈스는 9~1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잇따라 경기후반 승부처에 밀리며 연패했다.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정우영, 함덕주 등이 없는 필승계투조가 확실히 살짝 약해졌다. 선발진에도 물음표 혹은 검증요소들이 남아있다. 타선도 승부처에서 확실한 한 방은 안 터진다. 디펜딩챔피언인데 8승1무7패. 기대한 성적은 아니다.

염경엽 감독이 아쉬워한 승부처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9일 경기를 복기하는 과정에서 특히 6회초 1사 3루 찬스 무산을 안타까워했다. “선취점을 뽑아야 했는데”라고 했다. 그때 3루 주자 박해민이 득점하지 못하자, KIA에 6회말 2실점을 시작으로 2-7 완패했다.

상황은 이랬다. 1사 후 박해민이 기 막힌 번트를 대고 1루에 출루했다. KIA 제임스 네일이 1루에 악송구하며 2루에 들어갔다. 박해민은 김현수 타석, 네일이 초구에 슬라이더를 던지는 걸 간파하고 3루에 뛰어 또 살았다.

그렇게 1사 3루 찬스를 만들었으나 결말은 허무했다. 김현수가 잡아당긴 타구가 KIA의 전진수비에 걸렸다. 2루수 김선빈이 홈 송구, 홈으로 향하던 박해민을 여유 있게 태그아웃 했다. 주루에 능한 박해민이지만, 홈 스타트가 늦었다는 게 염경엽 감독 지적이다.

염경엽 감독은 “그 상황서 해민이 정도면 죽어도 크로스가 돼야 한다. 컨택 스타트(타격이 이뤄지자마자 주자 스타트)를 하면 홈에서 죽는 게 최악이다. 어지간한 땅볼에는 해민이나 (신)민재 같은 (발 빠른)애들은 90% 이상 살아야 한다”라고 했다.

1사 3루서 전진수비수에게 걸렸는데, 일반적이라면 3루 주자의 득점 실패가 아쉽다고 보긴 어렵다. 3루 주자가 스타트를 안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그것도 스프링캠프에서 엄청나게 연습했다”라고 했다.

타구가 전진한 내야수비수에게 걸려도 3루 주자가 득점할 수 있게 준비했다는 얘기다. 승부처에 1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단, 여기서 세 가지 디테일이 있다. 우선 발 빠른 주자에 한정된다. 박해민과 신민재 얘기를 한 이유다.

두 번째는 리드 폭이다. 염경엽 감독은 “견제가 한 번 들어왔으면 더 나가라고(홈쪽으로) 해야 했다. 두 번은 잘 안 나오니까. 주루코치와 선수가 경험이 많으면 그래야 했다. 이런 게 디테일”이라고 했다. 리드 폭을 길게 잡아야 홈에서 살 확률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투수가 3루를 등지고 던지는 좌투수라면 더더욱 과감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박해민의 경우 우투수 네일이 마운드에 있긴 했다.

마지막은 타구를 잡은 내야수의 동작이다. 당시 타구를 잡은 KIA 2루수 김선빈은 안정적으로 포구, 신속하게 홈에 송구해 박해민을 홈에서 여유 있게 아웃 시켰다. 박해민의 경우 견제 이후에도 리드 폭이 길지 않았고, 김선빈의 넥스트플레이도 빨랐으나 홈에서 살기 어려웠다.

염경엽 감독은 만약 내야수가 공을 잡으면서 중심이 무너질 경우, 그 찰나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직접 동작을 시범 보이며 “잡으면서 중심이 무너졌기 때문에, 그만큼 주자가 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 1점이 경기흐름을 좌우한다”라고 했다.

비록 LG가 원하는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LG가 주루의 디테일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때 득점 성공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