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5선발이래? ‘KKKKKKKK’ 류현진, 완벽 부활투로 ‘에이스’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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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대하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괴물’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3전 4기 끝에 KBO리그 복귀 첫 승이자 통산 99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한화가 3-0 승리를 거두면서 류현진은 그토록 바라던 1승을 어렵게 수확했다.
류현진은 전날 10안타 7득점으로 달아올랐던 두산의 방망이를 완벽하게 봉쇄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한 류현진은 2회 2사 후 양석환에게 볼냇을 내줘 첫 출루를 허용했다. 2사 1루에서 박준영을 상대한 류현진은 무려 7구 연속 체인지업을 던진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3회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정리한 류현진은 4회 2사 후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번에도 류현진은 체인지업-커브-체인지업으로 이어지는 변화구 승부로 강승호를 삼진처리하며 큰 위기 없이 4회를 마쳤다.
5회 말 2아웃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간 류현진은 김기연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2사 1루에서 김대한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류현진은 9구째 느린 커브로 완벽하게 타이밍을 뺏어 삼진을 잡아냈다. 승리투수 요건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사 후 허경민의 우익수 뜬공을 페라자가 놓쳐 주자를 내보냈다. 폭투로 1사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두산의 중심타선 양의지와 김재환을 차례로 우익수 뜬공 처리하고 무실점 투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려 71.3%(94구 중 67구)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148km/h, 평균 145km/h를 기록했다. 약 33%의 비중으로 던진 체인지업(31구)은 예전의 위력을 되찾으며 두산 타자들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11일 두산전을 앞두고 류현진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웠다. 8년 170억 원이라는 역대급 계약을 맺고 국내 무대로 복귀한 류현진은 앞선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8.36이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특히 직전 등판이었던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4회까지 호투를 펼치고도 5회 급격히 흔들리며 4⅓이닝 9피안타 9실점의 굴욕을 맛봤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9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커리어 최초의 일이었다.
5일 패배로부터 한화는 5연패의 늪에 빠졌다. 류현진은 자신의 부진으로부터 시작된 연패 사슬을 끊어야 했다. 개막 3연승을 달리고 있는 두산 에이스 브랜든 와델(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2실점)과의 선발 매치업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위기의 순간 류현진은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았다. 70구 이후 제구가 흔들린다는 우려의 시선도 6이닝 94구 투구로 보란 듯이 극복했다. 시즌 초반 한화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부진하며 ‘5선발’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들었던 류현진은 팀을 5연패 늪에서 구해내며 자신이 왜 ‘한화 1선발’인지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