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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리그가 달라져야 여자 축구도…” 지소연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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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달라질 때가 됐는데…”


한국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골잡이 지소연(32·수원FC)은 잔칫날 웃지 못했다.


그는 지난 14일 2023 여자축구연맹 시상식에서 올해의 미드필더상과 도움상(6개)을 수상한 뒤 기자와 만나 “WK리그(여자실업축구)가 바뀌지 않으면 여자축구의 발전도 없다. 내가 (2010년) 해외로 떠났을 때와 돌아온 지금까지 제 자리 걸음”이라고 말했다.


지소연이 2023년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실망감을 드러낸 것은 올해 여자축구가 발전할 호기를 놓친 영향이 컸다.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남북대결로 관심을 모은 8강에서 멈춰섰다. 그리고 내년 파리 올림픽 아시아 2차예선에서도 탈락해 2024년 여자축구대표팀은 사실상 개점휴업을 각오하는 처지가 됐다.


지소연은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의 효과로 관심이 한층 올라섰는데 우리 스스로 망쳤다. 내년에는 우리가 참가할 만한 굵직한 대회도 없다”고 탄식했다.


불과 일 년 전 여자 아시안컵에서 첫 결승에 오를 정도로 상승세를 탔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지소연은 “우리가 멈춘 사이 라이벌들이 계속 발전한 것”이라며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발전하지 않으면 경쟁력도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WK리그의 제자리 걸음에 탄식했다. 그는 “닭과 달걀의 문제일 수 있다”고 선을 그은 뒤 “리그가 발전하려면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야 한다. 기량이 늘려면 경쟁이 붙어야 하는데 지금은 뛰는 사람만 뛴다. 당장 자녀들에게 최고 연봉이 5000만원인 여자축구를 시킬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도 고민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바꿨으면 한다. 프로화도 시급하다. 10년 전과 똑같은 현실은 진짜 아니다. (지난 10일) 내가 뛰었던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 아스널-첼시전에 6만명이 넘는 관중을 보니 격차가 벌어진 게 실감나 책임감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지소연이 WK리그의 변화를 요구한 것은 그의 신분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선수이사도 역임하고 있다.


지소연은 “다른 선수들은 꺼낼 수 없는 불편한 이야기”라면서 “솔직히 나만 생각하면 선수로 끝자락인 난 침묵해도 된다. 그래도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뛸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우리도 숱한 관중 앞에서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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