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히든카드, 세터 박혜진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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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부상 후 1년4개월만에 복귀…14일 기업은행전 승리 견인
김연경, 옐레나 등과 호흡도 큰 문제없어
오랫동안 기다렸던 흥국생명의 '히든카드'가 돌아왔다. 4년차 세터 박혜진(21)이 긴 부상을 딛고 복귀하면서 한층 안정된 경기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은 지난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6-24 22-25 25-18 23-25 18-16)로 승리했다.
5세트까지가는 치열한 승부에서 승리한 흥국생명은 시즌 전적 13승2패(승점 35)로 현대건설(11승4패·승점 35)을 제치고 다시 선두에 복귀했다.
연승이 끊긴 후 시즌 첫 연패 위기를 넘긴 값진 승리였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이날 세터 박혜진이 오랜만에 돌아왔다는 점이다.
박혜진은 이날 1세트부터 선발로 나왔고 5세트까지 코트를 지켰다. 세트 중간 김다솔과 교체하며 휴식을 취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시간을 박혜진이 책임졌다.
박혜진은 지난해 국가대표에 선발된 이후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을 받았다. 결국 2022-23시즌을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재활에만 매달려야 했다.
흥국생명은 박혜진이 없었던 지난 시즌 꾸준히 선두를 유지하면서도 세터 부분에서만큼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김다솔을 주전 세터로 기용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이원정을 영입하기도 했다.
새 시즌에서도 고공행진은 이어졌지만 이원정-김다솔의 세터 진용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는데, 박혜진이 돌아오면서 확실히 활로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박혜진이 공식 경기에서 뛴 것은 지난해 8월17일 컵대회 GS칼텍스전 이후 1년4개월만이었다. V리그 정규시즌 경기로는 지난해 3월21일 GS칼텍스전 이후 1년9개월만의 복귀전이었다.
오랜만에 코트에 돌아왔지만 박혜진은 동료들과의 호흡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김연경, 옐레나 므라제노비치 등 공격수들의 공격을 잘 살려줬고, 중앙 속공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다양한 공격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이날 시즌 개인 최다인 36점에 공격 성공률도 52.31%의 높은 효율성을 보였다.
또 박혜진은 177㎝의 세터 치고는 큰 신장을 활용해 블로킹도 3개나 잡아냈다. 블로킹 3개는 이날 김수지와 더불어 팀 내 가장 많은 블로킹 기록이었다.
복귀 후 이제 첫 경기를 뛰었을 뿐이지만 박혜진은 '주전 세터'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며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박혜진이 없을 때도 이미 선두 경쟁을 벌였던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의 복귀와 함께 한층 안정적인 경기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세터인 김다솔과 이원정은 상황에 따라 교체 투입하며 선수 활용의 폭도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