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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야구를 귀찮게 만들지”…김태형 감독의 쓴소리, 덕아웃 ABS 수신기 누가 듣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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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올 시즌 야심차게 자동 투구 판정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했다. 세계 최초로 ABS를 도입했는데, 시즌 초반 큰 이슈가 터졌다. 


볼 판정에 공정성, 신뢰성을 위해 ABS를 도입했는데, 지난 14일 대구 NC-삼성전에서 심판진이 ABS 판정을 두고 오심을 했고, 이후 조작 은폐를 시도했다. 


KBO는 지난 19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리그 공정성을 훼손한 심판위원 3명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다. 이민호 심판위원은 계약해지, 문승훈 심판위원은 3개월 정직(무급)과 정직이 종료되면 추가 인사 조치, 추평호 심판위원은 3개월 정직(무급) 징계를 내렸다.


KBO는 문제가 된 심판의 판정음 수신 실패 사례와 관련해 ABS 운영 개선을 위해 주심 혹은 3루심이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강화했다. 


또 양팀 덕아웃에서도 주심, 3루심과 동일하게 판정음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23일 경기부터 각 구장 덕아웃에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 완료할 계획이다. 덕아웃에 태블릿 PC에 이어 ABS 수신기까지 배치되는 것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그냥 볼/스트라이크를 전광판에 띄우면 되는 것 아닌가. 색깔 구분을 해서 스트라이크면 빨간색, 볼이면 파란색으로 해서 띄우면 그게 가장 편하고 정확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가 그것(수신기)까지 듣고 해야 하나. 왜 야구를 귀찮게 만들지. 일도 많은데…”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덕아웃에서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태블릿 PC도 확인하고, 인이어를 끼고 ABS 수신음까지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염경엽 LG 감독도 “그럼 인이어(수신기) 담당하는 엔트리를 한 명 더 넣든지 해야 되는데, 그에 대한 말은 없다. 코치가 담당 하기는 힘들다. 여러 가지를 챙겨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ABS 수신기를 담당하는 별도 인원이 덕아웃에 출입하도록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는 것이다. 코치들마다 각자 맡은 역할이 있고, 경기 상황에 따라 바쁘게 움직인다. 어느 코치도 수신기를 맡아 책임질 여력이 없다. 


염경엽 LG 감독은 덕아웃 태블릿 PC에 찍히는 속도의 문제를 개막 전부터 제기했는데, 개선책이 뒤늦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공 하나가 넘어가야 나온다. 이 문제는 KBO도 알고 있었다. 개막 미디어 데이 때 KBO 사무총장, 실무자들과 감독들이 같이 미팅을 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미스(오류)가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봤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번복이 된다고 했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바로바로 덕아웃 태블릿에 뜨도록 하겠다고 얘기했다. KBO도 줄이려고는 한다. 시범경기보다는 빨라졌는데, 다음 공이 들어오고 난 뒤에 뜬다”고 문제점을 언급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콜에서 착오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어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1구째 결과는 2구째를 던지고 난 뒤에서야 태블릿 PC에 찍힌다. 이미 지나간 공에 대한 항의를 하면 늦어서 안 된다. 


염 감독은 “제일 문제점은 현재 속도가 빨라지지 않아서 찍히는 것이 나중에 발견 됐을 때, 이걸 인정해주느냐, 안 해주느냐 이게 문제다. 다음 공으로 넘어갔어도, 오류를 항의하면 받아주느냐, 넘어간 대로 안 받아주느냐 이것도 정하기 나름이다”고 말했다. 


한편 KBO는 시각적으로 ABS 판정을 덕아웃과 선수단, 관중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비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시기는 언제까지 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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