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경질 ‘스페셜원’ 무리뉴 감독 “땀, 피, 사랑” 눈물의 작별...벌써 PL 복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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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피, 눈물, 기쁨, 슬픔, 사랑, 형제, 역사, 마음, 영원”
AS로마에서 충격 경질된 ‘스페셜 원’ 조세 무리뉴 감독이 눈물의 작별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벌써 프리미어리그 복귀 전망이 나오고 있다.
AS 로마는 1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 감독과 코칭스태프 등 사단이 팀을 떠나게 됐다고 발표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로써 3년 계약의 마지막 해 절반 남은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최근 코파이탈리아컵 탈락과 리그 부진이 결정타가 됐다. 앞서 로마는 코파 이탈리아컵 8강에서 라이벌 라치오에 패하면서 조기에 컵대회를 마쳤다. 거기다 리그에선 최근 3경기 1무 2패의 부진으로 순위가 9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리그 4위 피오렌티나와의 승점 차이가 5점으로 크지 않아 후반기 반등의 여지가 충분하고 로마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대항전 우승 트로피를 안긴 인물이 무리뉴 감독이란 점에서 충격적인 경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마의 댄 프리드킨 구단주는 “구단 구성원 모두를 대신해 로마에서 보여줬던 무리뉴 감독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감사함을 전한다”면서도 “우리는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있었던 좋은 기억을 가질 것이지만, 즉각적인 변화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는다”며 경질 배경을 전했다.
결과적으로 2021-22시즌 무리뉴 감독이 로마 지휘봉을 잡은 이후 지난 2시즌 연속으로 리그 6위에 그친 아쉬운 성적, 올해 역시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한 것이 경질 배경이 됐다. 동시에 무리뉴 감독으로선 감독 1~2년차에 좋은 모습을 보이다 3년차가 되면 부진한 끝에 경질되는 ‘3년차 징크스’가 다시 재현됐다.
이렇듯 아쉬운 이별을 맞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스페셜원’으로 불렸던 우승 청부사였다. 포르투갈의 벤피카를 이끌고 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첼시(잉글랜드), 인테르 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유럽 4대 리그 유수의 팀을 이끌고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등 프리미어리그의 다른 명문팀의 지휘봉을 잡는 등 매우 긴 시간 동안 명장으로서의 시간을 보냈다. 특히 뛰어난 지도력과 함께 화려한 언변과 쇼맨십, 그리고 스스로를 ‘스페셜 원(Special One)’이라고 표현할 정도의 자신감은 무리뉴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였다.
하지만 많은 팀의 사령탑을 맡은 이면에는 기복이 큰 시즌 끝에 경질 당한 사례가 많았다는 진실도 숨어 있다. 실제 무리뉴 감독은 2010년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에 오른 이후 모든 구단에서 3시즌 이내에 팀을 떠나거나 경질 당했다.
로마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2021-22시즌을 앞두고 로마 사령탑에 오른 무리뉴 감독은 첫 시즌 구단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 정상에 올리며 구단에 역사적인 첫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안겼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서도 로마가 14년만에 우승에 오른 감격적인 순간을 만들며 무리뉴 감독은 ‘큰 무대의 사나이’임을 증명했다.
특히 로마가 2021-22시즌 많은 부상자들 속에서 시즌을 치렀다는 점에서 2022-23시즌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지난 시즌 역시 아쉬운 영입 정책 속에 로마는 크게 반등하지 못했고 2시즌 연속 리그 6위에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로마는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오르며 더 큰 무대에서의 정상을 노렸다. 하지만 유로파리그의 제왕 세비야에 결국 무릎을 꿇게 됐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결승전에서 심판에게 욕설을 하는 등 추태를 보였고, 개인 통산 유럽대항전 결승전 승률 100%라는 기존 공식도 깨지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망이 넘쳤던 올 시즌 로마와 무리뉴 감독이었다. 실제 로마는 올 시즌 연봉 총액이 리그 3위 수준에 달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팀 스쿼드를 자랑했다. ‘문제아’로 불렸지만 세리에A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남겼던 로멜루 루카쿠도 임대 영입하는 등 자신감 넘치게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복있는 경기력으로 불안감을 줬다. 로마는 약팀과의 경기에선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이다가도 리그에서 상위권에 있는 팀과의 경기에선 패배하는 한계를 노출했다. 최근에는 연이어 무너지면서 1위 인터밀란(승점 51점)과의 경기 승점 차가 22점까지 벌어지는 등 사실상 리그 우승은 완전히 물건너간 상황이다.
결국 로마 보드진은 무리뉴 감독의 잔여 계약 기간이 불과 5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잔여 기간을 채우지 않고 곧바로 리더십을 교체하기로 판단했다.
무리뉴 감독에 이어 차기 사령탑을 맡을 인물은 로마 레전드 출신의 다니엘레 데 로시다. 2001년부터 2019년까지 로마에 몸담았던 데 로시는 영원한 로마의 황제 프란체스코 토티와 함께 로마의 상징과 같은 선수로 꼽히며 오랜 기간 활약했다. 이탈리아 대표팀과 로마에서 중원 미드필더로 뛰었고, 선수로서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구단 역대 출전 경기 2위 기록을 갖고 있는 명실상부한 로마의 레전드다.
하지만 데 로시의 감독으로서의 지도력엔 의문이 남는다. 감독으로서는 사실상 초짜에 가까운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선수 은퇴 이후 2021년 3월 이탈리아 대표팀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데 로시는 이탈리아 2부리그 세리에B의 S.P.A.L.의 사령탑을 맡아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뚜렷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런 불안감과 함께 무리뉴 감독이 보여줬던 좋은 경기력과 영광을 기억하는 로마 팬들은 구단의 결정을 반대하며 극렬한 저항감을 보여주고 있다. 구단 공식 SNS 등에는 무리뉴의 경질과 데 로시의 선임을 반대하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리뉴 감독은 눈물의 경질 소감을 전했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 등에선 “무리뉴 감독이 경질 이후 팀을 떠날 때 팬들이 그의 차를 둘러싸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런 팬들의 반응을 접한 무리뉴 감독이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구장을 떠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은 긴 소감 대신 짧은 작별 인사를 전했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SNS에 “땀, 피, 눈물, 기쁨, 슬픔, 사랑, 형제, 역사, 마음, 영원”이라는 짧은 글로 로맨티스트다운 작별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무리뉴 감독은 로마에서 보냈던 시간이 담긴 영상을 게시했고, 이탈리아 팝페라 가수인 안드레아 보첼리의 ‘Nelle tue mani(이제 우린 자유야)’라는 음악을 배경으로 재생시켰다.
무리뉴 감독의 차기 행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먼저 지난 시즌 종료 후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냈던 사우디아라비아클럽이 1순위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이런 러브콜을 거절하며 로마에서의 3번째 시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제 자유의 몸이 된 만큼 다시 무리뉴 감독에게 접촉할 첫 번째 제안으로 손꼽힌다.
영국 언론 등에선 뉴캐슬행을 점치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에디 하우 감독 체제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며 선전했던 뉴캐슬은 올 시즌 9위에 그치며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하우 감독의 경질과 함께 무리뉴 감독을 선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