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서울시리즈 출전 의지 강하다"…9334억 귀한 몸, 시범경기 개막전 불발 걱정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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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가 귀한 몸인 오타니 쇼헤이(30)를 특급 관리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현지 취재진 앞에서 "오타니는 이번 주말까지 시범경기에 나서지 않을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다저스는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경경기로 시범경기 개막전을 치르고, 24일은 샌디에이고와 홈에서 시범경기를 치른다. 25일은 LA 에인절스, 26일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차례로 만나는 일정이다.
일본 야구 전문매체 '풀카운트'는 '다저스 오타니의 시범경기 첫 출전은 26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경기 이후로 정해졌다. 다저스의 시범경기 개막은 23일 샌디에이고와 원정경기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이 경기를 포함해 첫 3경기에 결장한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3월 20일 한국에서 열릴 샌디에이고와 개막전을 향해 차분하게 컨디션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날은 워밍업을 위해 필드에 나왔고, 그 뒤로는 야수조 훈련에서 빠져 따로 훈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일본매체 '스포츠호치'는 '오타니는 프리배팅과 라이브 배팅 멤버에 이름이 올라 있었지만 실외에서 훈련을 하지 않았다. 야수조에 섞여 그라운드에서 워밍업하고 동료와 미소를 띠며 대화를 내눴지만 일정이 끝난 뒤 실내 시설로 돌아가 그라운드로 복귀하지 않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달했다.
선수 보호 차원의 결정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334억원)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에 남을 초대형 계약이었다. 투타 모두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는 오타니의 특수성이 반영된 금액이다. 물론 올해는 투수 오타니를 볼 수 없다.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 시즌 중반부터 투구를 멈췄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전통적인 토미존 수술과는 다른 방식의 수술을 받아 회복 기간은 줄였는데, 그래도 올해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큰 금액을 안겼다. 올해 오타니가 지명타자로만 뛰어줘도 화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다.
오타니를 올해 타자로 활용하려면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로버츠 감독이 오타니의 훈련 스케줄 만큼은 선수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하고 있는 이유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오타니가 실내 훈련만 진행한 것과 관련해 "오타니는 건강하다. 우리는 그저 오타니가 밖에서 라이브 배팅을 하고 싶다고 하면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뿐이다. 만약 오타니가 라이브 배팅을 하지 않고 실내에서만 훈련하겠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괜찮다"며 선수를 전적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지난 13일 야외 프리배팅에서 건강을 과시했다. 모두 21구를 받아쳐 10구를 당장 밖으로 넘겼고, 홈런이 된 타구 가운데 하나는 트래킹 장비로 측정한 추정 비거리가 140m나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매체 'LA 타임스'는 '분명한 건, 스프링캠프 동안 팀 내 최고 선수들에게 개별 일정을 허락하는 것을 일상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매일 게시판에 붙는 훈련 일정은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타니 이전에 다저스는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 클레이튼 커쇼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스프링캠프 때 스스로 적합한 훈련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해왔다'고 설명했다.
로버츠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은 어떻게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에 존중해 줘야 한다"고 했다.
오타니는 2019년 에인절스에서 뛸 때 토미존 수술 여파로 타자로만 뛰었다. 로버츠 감독은 이 경험을 믿고 존중해 주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첫 번째로 오타니는 그의 몸 상태를 어느 누구보다 잘 안다. 오타니는 그의 몸 상태에 확신이 있고, 그는 예전에도 이런 과정을 거쳐 왔다"고 설명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어 "2번째로 우리는 여전히 오타니가 어떤 선수인지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그래서 나는 구단이 선수에게 '이게 네가 해야 할 일이야'라고 말하는 게 적합한 과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와 구단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범경기에서는 건강한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오타니의 준비 속도가 늦은 건 사실이지만, 서울시리즈 출전은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LA타임스는 '오타니와 구단 모두 다음 달 한국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와 개막 시리즈에 나설 준비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한국 야구팬들은 최초로 안방에서 메이저리그 특급 스타들을 볼 기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메이저리그와 야구 세계화의 일환으로 올해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시즌 개막전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르기로 했다. 3월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개막 2연전이 펼쳐지는데, 샌디에이고와 다저스 선수들은 개막전 일정보다 일찍 한국에 도착해 3월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팀 코리아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 경기를 하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팀 코리아는 대표팀 개념으로 KBO리그 각 팀의 기대주들을 위주로 꾸렸기에 연습 경기 일정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한국 야구팬들은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과 고우석을 가장 반기겠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슈퍼스타 군단인 다저스를 향한 관심도 크다. 오타니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 베츠, 프리먼, 커쇼 등 다저스를 대표하는 얼굴들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
오타니는 고향인 일본과 가까운 한국에서 개막전이 열리기도 하지만, 올해 건강을 증명할 의무도 있기에 서울시리즈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컨디션 조절 문제로 시범경기 초반에는 뛰지 않지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서울시리즈까지는 문제없이 몸 상태를 끌어올릴 것으로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