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준, 환상적이었다" 감독이 반했다! '클린스만 유일 유산' 2G 연속 도움+첫 MOM 선정, 셀틱 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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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준(22·셀틱FC)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한국 축구에 깊은 상처를 안기고 떠난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지만 양현준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공교롭게도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양현준은 29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셀틱 파크에서 열린 던디 FC와 2023~2024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28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출장, 76분 동안 뛰며 1도움을 기록해 팀의 7-1로 대승을 이끌었다.
셀틱은 이날 승리로 21승 5무 2패, 승점 68점로 선두 레인저스(승점 70)과 격차를 유지했다.
이날 골로 양현준의 시즌 누적 공격포인트는 4개(1골 3도움)로 늘었다. 더불어 교체로 출전했던 지난 25일 마더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일본인 공격수들에 밀려 주축으로 기용되지 못했던 양현준은 팀이 치른 리그 28경기 중에 20경기에 나섰는데 선발 출전은 8회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경기 도움으로 기세를 높인 양현준은 이날 선발로 나섰다. 4-3-3 전형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양현준은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18분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오버래핑하는 동료에게 공간 패스를 건넸고 그의 크로스를 이다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셀틱은 불같은 화력을 뽐냈다. 4분 뒤 오라일리의 헤더 추가골, 전반 30분 마에다의 추가골, 다시 6분 뒤 테일러의 골로 5-0으로 크게 앞서갔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양현준도 더 마음껏 기량을 과시했다. 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양현준은 수비 한 명을 앞에 두고 현란한 개인기를 뽐냈다. 연이은 완벽한 속임 동작 후 날카로운 컷백 패스를 전달했고 이 과정에서 추가골이 터져 나왔다.
후반 18분엔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연결받고 원터치로 다시 한 번 컷백 패스를 전달했고 켈 리가 침착히 감아차 골망을 흔들었다. 양현준의 2경기 연속 어시스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양현준에게 나란히 1골 2도움을 기록한 오릴리(9.6), 테일러(9.1), 1골을 넣은 맥그레거(8.9) 이어 4번째로 높은 8.8점을 부여했다. 이외에도 득점한 3명의 선수가 더 있었으나 양현준의 활약을 더 인상 깊게 평가한 것이다.
양현준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22년 7월이었다. 그 전까지도 강원FC에서 화려한 발재간과 폭발적인 스피드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었는데 이때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위해 내한한 토트넘 홋스퍼전에서 에릭 다이어와 다빈손 산체스를 완벽히 무너뜨리는 활약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그럼에도 대표팀에선 웃지 못했다. 결국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명단에서 제외됐다. 양현준은 2023년 여름 셀틱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경기에 나설 때마다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에도 대표팀에 부름을 받기는 했지만 데뷔전은 치르지 못했던 양현준이다.
그러나 9월 웨일스와 평가전에서 드디어 태극마크를 달고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한 양현준은 지난 3일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선 후반 40분 김태환을 대신해 투입된 그는 특유의 돌파력을 앞세워 호주 수비진을 뒤흔들어놨고 이후 활기를 되찾은 대표팀은 결국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어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연장 승부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 2선 자원이 워낙 뛰어난 탓에 좀처럼 기회를 잡기 힘들었으나 이날 경기로 양현준은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비록 사이드백 자원으로 나선 것이었지만 그의 공격력이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요르단과 4강전에도 후반 36분 이재성과 교체로 투입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후 '올림픽을 열망하는 아시안컵 스타 5명'이라는 글에서 양현준을 소개하기도 했다. FIFA는 "한국 대표팀에서 유명한 드리블러로 손흥민과 황희찬이 있다"며 "그런데 또 다른 재능 있는 드리블러가 있다. 그의 이름은 양현준"라고 소개했다.
이어 "손흥민은 빠른 돌파에 능하며 수비 뒤 공간으로 공을 치고 가는 걸 좋아하는 폭발적인 드리블러다. 황희찬은 1대1에서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흔드는 강점을 갖고 있다"며 "양현준은 좁은 공간에서 더 탁월하며 뛰어난 컨트롤과 균형으로 종종 수비수의 시선을 피해 수비진을 뚫어낸다"고 전했다.
나아가 양현준이 2024 카타르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을 통해 올림픽 진출을 노리기 위해 다시 오는 4월 카타르를 찾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양현준도 이후 확실히 자신감을 더 얻은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컵 이후 3경기 연속 교체로 출전했으나 지난 경기에서 도움을 올렸고 이날 다시 선발로 기회를 얻은 뒤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셀틱 진출 후 처음으로 경기 최우수 선수(MOM)에도 선정됐다. SNS를 통한 투표에서 셀틱 팬들 중 61.6%가 양현준을 경기 최고 선수로 뽑았다.
양현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경기 사진을 첨부하며 "셀틱에서 첫 번째 MOM"이라며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코틀랜드 매채 '셀츠 아 히어'는 양현준의 활약상에 대해 따로 다뤘다. 매체는 "셀틱 윙어 양현준은 던디전 7-1 대승한 경기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며 "득점하진 못했지만 경기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대팀 사이드백 오웬 백을 위협했다. 지난 1월 셀틱 이적설에 휩싸였던 리버풀 임대생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들었다"며 "켈리의 골을 도운 뒤 76분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그를 칭찬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로저스 감독은 "양현준은 환상적이었다"며 "시즌 초반 젊은 사이드백(오웬 백)을 상대로 문제를 겪었으나 이번엔 잘해 훌륭했다"며 "오늘 밤 그가 매우 뛰어났다고 생각했다. 안팎으로 그는 매우 창의적이었다"고 전했다.
경기 후 양현준을 향한 찬사가 쏟아졌다. '셀츠 아 히어'는 "양현준은 지난 일요일 마더웰을 상대로 임팩트 있는 차이를 보여줬고, 선발로 나설 자격이 있었다. 그는 오늘 저녁에도 로저스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양현준은 경기 내내 상대 수비수 오웬 벡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는 셀틱 이적설에 휩싸였던 리버풀 임대생 벡을 향해 끊임없이 질주했다"라며 "양현준은 켈리의 골을 도운 뒤 교체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