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웃보다 강하게 때린다? 이정후 선입견 깼다, 이 부문서 의외의 최상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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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파워(power)와 신중함(discipline)'이 꼽혔다.
파워가 부족하다는 건 이상할 것이 없지만, 타석에서 스트라이크를 너무 많이 놓친다는 의견은 나올 만했다. 개막전 데뷔 타석에서 3구 삼진을 당한 것을 포함해 시즌 첫 6경기에서 당한 삼진 4개가 모두 3구 삼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적응의 과정이었다. 이정후는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타입임이 드러나고 있다.
29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스탯캐스트 자료를 들여다 봤다.
이정후의 타석 당 투구수는 3.63개로 규정타석을 넘긴 187명 가운데 159위다. 즉 '공을 많이 안 보는 타자'에 속한다. 117타석에 들어가 425개의 공을 봤다. 공을 가장 많이 보는 타자는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으로 그의 타석 당 투구수는 4.55개다. 2년 연속 타격왕으로 컨택트 능력에서 이정후와 곧잘 비교되는 마이애미 말린스 루이스 아라에즈는 이정후와 비슷한 3.64개로 전체 154위다.
눈 여겨 볼 항목은 스윙 비율이다.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방망이를 얼마나 많이 휘둘렀느냐를 가리키는 수치다. 이정후는 24.9%로 '팀 경기수×2.1타석'을 채운 타자 280명 가운데 5위다. 425개의 공을 보고 106개의 공에 스윙을 했다.
이 부문 1위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라스 눗바(28.0%)이고,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27.0%), 신시내티 레즈 타일러 스티븐슨(26.2%), 볼티모어 오리올스 라이언 오헌(25.0%)이 이정후 앞에 있다. 이정후는 절대 신중한 타자가 아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다 싶으면 여지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는 공격적인 타자다.
그러면서도 이정후는 컨택트 비율도 높다. 정확하게 맞히는 타자라는 것이다. 이정후는 106번 배트를 휘둘러 97번을 맞혔다. 헛스윙한 것은 11번으로 10.4%에 불과하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스티븐 콴(7.7%)과 에인절스 앤서니 렌던(9.5%), 아라에즈(9.8%)에 이어 4위다.
컨택트 능력을 가장 잘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타석 대비 삼진 비율, 즉 삼진율(K%) 부문서 이정후는 8.55%로 3위다. 117타석에서 10번 삼진을 당했다. 뉴욕 양키스 알렉스 버두고가 8.33%로 1위, 아라에즈가 8.53%로 2위다.
그러면서도 이정후는 타구를 강하게 때린다.
이정후의 평균 타구속도는 90.6마일로 280 중 75위다. 이 부문 1위는 LA 에인절스 미구엘 사노로 그는 97.0마일을 기록 중이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94.5마일로 9위고, 홈런 1위인 트라웃은 89.2마일로 123위다. 지금까지는 이정후가 트라웃보다 빠른 타구 속도를 나타냈다. 이정후가 트라웃보다 히팅 파워가 강할 리 없다. 다만 정확히 맞혀야 빠르게 날아가는 강한 타구도 나오는 법이다.
타구속도 95마일 이상의 하드히트 비율도 이정후는 46.9%로 60위이다. 이 부문 1위 역시 사노(62.9%)이며, 오타니가 61.6%로 2위다. 트라웃은 42.5%로 106위에 그쳤다.
종합하면, 이정후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컨택트 히터이고 타구를 강하게 때리는 타자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정후가 그동안 지적받았던 발사각도 최근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현재 이정후가 날린 타구의 평균 발사각은 6.2도로 280명 중 251위다. 지난 7일 2.8도로 273명 중 240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공 띄우기'가 개선된 양상을 보인다. 이 부문 1위는 워싱턴 내셔널스 조이 갈로로 40.6도다.
한편, 30일 휴식을 취한 샌프란시스코는 5월 1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을 시작으로 원정 10연전에 나선다. 올시즌 가장 긴 원정길이다. 이정후의 체력 부담이 본격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