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찾아온 ‘연고지 이전’ 뜬금포… 허구연 총재의 때아닌 폭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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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남는 수장의 발언이다.
역대급 흥행 신호탄을 쏘고 있는 KBO리그가 예상치 못한 ‘연고지 이전’ 문제로 들썩인다. 국민의 힘 최형두 의원(창원 마산합포)이 공개한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의 대화 내용이 불씨가 됐다. “허 총재는 수도권 성남시, 울산광역시 같은 곳에서는 프로야구팀 유치하려고 열성인데… 지금처럼 NC마산구장(창원NC파크) 관객 접근이 어려우면 구단 측으로서는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조건 좋은 도시로 연고구장(연고지)을 옮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발언이다.
약체 평가를 딛고 시즌 2위를 질주하는 NC는 27∼28일 창원 롯데전에서 창단 첫 2연속 홈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개막전 포함 처음으로 한 시즌 3번의 매진을 만들기까지 했다. 이제 시작인 만큼, NC의 기억에 남을 역대급 시즌이 다가올 수도 있다. 그 잔칫집에 뜬금없는 소식이 찾아온 것이다. 리그에서 마케팅으로는 손꼽힐 정도로 팬들에게 진심인 NC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구단 관계자는 “연고지 이전은 내부적으로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으며,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확언했다.
KBO는 허 총재의 발언이 창원NC파크가 가진 인프라 문제를 지적하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기 위함이라 설명했다. 구장이 창원 도심과 떨어져 있으며, 대중교통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타지역 NC 팬들이나 원정 팬들을 위한 KTX 운행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것도 맞다. 신구장 건립이 추진될 때부터 제기됐던 문제기도 하다. 여러 요인 속에, 실제로 홈 평균 관중이 유일하게 1만 명을 넘지 못하는 상황(9960명)이다.
녹록지 않은 현실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NC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창원시와 구단은 인프라 확충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시에서도 시내버스 증편 등 여러 편의를 봐주고 있다. 이외에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현안들은 내부적으로 모두 고려 중”이라며 “다만 시와 구단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연고지 이전은 극단적인 카드다. 연고지는 팬들의 로열티와 구단 마케팅, 홍보의 근간이다. 뿌리를 바꾸는 일이기에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끝에 세상에 나와도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다. 프로농구에서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KCC의 연고지 이전(전주→부산) 이슈로 홍역을 치러야 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에서는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야구라면 무게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구단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과제를 위해 애써야 할 KBO의 수장이 구단과의 소통 없이 극단적인 방법을 암시하는 발언을 남긴 게 아쉬워지는 까닭이다. 어디까지나 사담이지만, 대화 상대의 위치를 고려할 때 성급했던 워딩인 것도 맞다. 오히려 NC 구단 관계자가 “총재님이 개인적으로 나눈 이야기지, KBO 공식 입장은 아니지 않나. 우리가 사과를 요구하거나 받을 일도 아니다”며 너그럽게 넘어가는 상황까지 왔다.
쏟아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다지만, 닦지 않고 내버려둘 수는 없다. 직접 명시한 창원의 인프라 문제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