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거포 KKKK, 39세 잠수함 0이닝 3실점…4년 만에 개막 3연패, 우승후보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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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4년 만에 개막 3연패를 당한 KT 위즈. 시즌 전 프로야구 우승후보로 꼽혔던 강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KT 위즈는 지난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5-8로 패했다.
초반 주도권을 먼저 잡은 건 KT였다. 2회초 허경민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지만 2회말 황재균의 볼넷, 장성우의 안타로 맞이한 1사 1, 2루에서 천성호-김상수가 연속 적시타, 배정대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3-1 역전을 이끌었다. 24일 수원 삼성전 9회 7득점의 기세를 이어 득점권에서 집중타를 터트렸다.
하지만 믿었던 마운드가 두산 타선의 화력을 버티지 못했다. 승부처는 크게 두 곳이었다. 먼저 선발 웨스 벤자민이 3-1로 리드한 4회초 양의지(솔로홈런)와 강승호(2점홈런) 상대로 홈런포를 맞으며 3-4 역전을 허용했다. 한방이 있는 양의지를 만나 1B-2S에서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고, 강승호 상대로는 커터가 낮게 제구됐지만 결과는 비거리 120m짜리 좌월홈런이었다.
KT는 3-4로 끌려가던 6회말 선두 장성우와 천성호가 연속안타와 포일로 무사 2, 3루에 위치했다. 김상수가 3루수 땅볼에 그쳤지만 배정대가 1타점 우전 적시타, 김민혁이 1타점 내야땅볼에 연달아 성공하며 다시 스코어를 5-4로 뒤집었다.
이강철 감독은 7회초 1점의 리드를 지켜낼 필승조로 39세 베테랑 우규민을 택했다. 우규민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에서 KT로 둥지를 옮긴 뒤 지난 23일 수원 삼성전에서 ⅔이닝 무실점으로 첫 홀드를 챙겼다. 우규민의 통산 107번째 홀드였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7회는 두 번째 승부처가 됐다. 선두 강승호에게 허용한 빗맞은 안타가 화근이었다. 이후 허경민의 2루타로 처한 무사 2, 3루에서 박준영을 만나 2루수와 유격수 사이 절묘한 곳에 떨어지는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2루수 천성호가 슬라이딩캐치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우규민은 그렇게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이상동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상동은 대타 김인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평화도 잠시 정수빈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고, 후속 헨리 라모스 상대 1타점 우전 적시타까지 내줬다. 우규민의 승계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KT 마운드는 계속해서 흔들렸다. 5-7로 뒤진 8회 등판한 2년차 강건이 1사 3루 위기에서 강승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타선에서는 4번 박병호, 5번 강백호, 6번 황재균의 동반 부진이 뼈아팠다. 박병호는 삼진-삼진-삼진-삼진을 당하다가 이미 승기가 넘어간 9회 영양가 없는 안타를 쳤고, 강백호는 5타수 무안타 2삼진, 황재균은 4타수 무안타 1볼넷 4삼진으로 침묵했다. 기대주 천성호가 3안타, 배정대와 장성우가 2안타를 치며 분전했지만 연패를 끊기엔 역부족이었다.
KT는 26일 경기 패배로 또 다시 첫 승에 실패하며 개막 후 3연패 수렁에 빠졌다. KT가 개막 3연패를 당한 건 2020년 이후 4년만의 일. 당시 5월 5일부터 7일까지 홈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스윕패를 당한 뒤 8일 잠실에서 두산을 잡고 연패를 끊었다.
KT는 시즌에 앞서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와 함께 우승을 노릴 수 있는 3강으로 분류됐다. 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고영표-엄상백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 ‘MVP’ 멜 로하스 주니어의 복귀, 박영현, 손동현, 주권, 김민수, 박시영, 이상동 등 가용 자원이 풍부해진 불펜 등이 강점으로 꼽혔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마운드가 겨울잠에서 조금 덜 깨어난 모습이다. 선발진은 시즌 초반 늘 빌드업 과정을 거치지만 필승조 요원들이 이 감독이 원하는 수준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KT는 선발이 긴 이닝을 책임진 뒤 불펜을 최소 기용하는 승리 방정식을 즐겨 썼는데 선발의 적은 이닝 소화에 불펜 난조가 겹치며 3경기 동안 힘겹게 마운드를 운용했다.
KT는 27일 ‘107억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앞세워 시즌 첫 승에 재도전한다. 이 감독은 “조금 더 시즌을 치러야 페이스가 올라올 거 같다. 선수들 모두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반등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