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부상' 피츠버그 배지환, 부상자 명단서 시즌 시작...개막 엔트리 승선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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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이 부상 여파로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 승선에 실패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26일(이하 한국시간) 개막 로스터를 발표했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배지환과 함께 주전 2루수 경쟁을 벌였던 재러드 트리올로, 알라카 윌리엄스는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배지환의 이름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앨릭스 스텀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기자는 "배지환이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유는 고관절 부상이다. 배자환은 6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를 끝으로 2주 넘게 실전에 나서지 못했는데, 왼쪽 고관절 굴근 부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없었다. 시범경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나 배지환에게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한 배지환은 그해 10경기 33타수 11안타 타율 0.333 6타점 5득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9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11경기 334타수 77안타 타율 0.231 2홈런 32타점 54득점 24도루 OPS 0.607로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뽐냈다. 2루 및 외야 수비에서도 빠른 발을 활용해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배지환의 존재감과 역할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MLB.com은 지난달 1일 피츠버그의 2루수 경쟁에 대한 내용을 다루면서 "배지환은 현재 피츠버그 팀 내에서 가장 빠른 선수로, 리그 전체에서 가장 빠른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지난해 홈에서 1루까지 4초05에 도달하면서 이 부문 2위를 차지했으며, 스탯캐스트(메이저리그 통계 분석 시스템)로 측정한 스프린트 스피드는 초속 29.7피트(약 9m)로 공동 16위였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득점을 만들 정도로 빠른 발을 갖춘 것에 비해 출루를 하지 못했다. 출루율이 0.296에 불과했고, 후반기에는 0.288이었다. 단타를 2루타로 만들 수 있으나 파워가 떨어져 홈런 개수가 2개에 그쳤다. 안타 확률이 높은 '배럴 타구' 생산 비율은 메이저리그 타자 258명 중에서 6번째로 낮았다"며 배지환이 보완해야 할 점을 짚기도 했다.
MLB.com은 지난해 배지환이 2루수뿐만 아니라 중견수(336⅔이닝)까지 곧잘 소화했다는 점, 빠른 발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정 2루수가 아니라 지난해처럼 2루수와 중견수를 함께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지환 한 명에 대한 내용을 따로 다루기도 했던 MLB.com은 "지난 4일 '배지환의 번개 같은 속도가 그를 팀에 없어선 안 될 스타일리시한 존재로 만들어준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배지환은 피츠버그에서 흥미로운 선수다. 지난해 첫 풀타임 시즌에서 334타수 동안 54득점을 기록했는데, 평균 이상의 스피드를 갖춘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외야수 잭 스윈스키가 '배지환은 매우 능력이 있는 선수로, 언제든지 기습번트로 안타를 만들 수 있다. 장타를 칠 수도 있고 2루타와 3루타를 생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것붙였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배지환의 모습을 주목한 매체는 "배지환은 유머 감각도 뛰어나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고, 영어 실력도 상당히 늘었다. 답변하는 데 있어서 1/4 정도를 통역에게 맡기도 있다"며 "구단은 그의 경기력, 잠재력, 개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배지환은 2루수 경쟁에서 밀리더라도 외야수로, 혹은 유틸리티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당분간 몸 상태를 회복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배지환에게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몸 상태만 회복한다면 상황에 따라서 콜업될 수도 있다. 데릭 쉘튼 비츠버그 감독은 "배지환은 엄청난 운동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일관된 스윙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하고 있다. 배지환은 우리 팀에게 중요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선수의 가치를 잘 아는 피츠버그는 건강하게, 또 순조롭게 배지환이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