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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놀라게 한 김택연 2군으로… 한화-롯데 1라운더 대반격, 신인상 레이스 원점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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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신인은 역시 연습·시범경기와 메이저리그 팀과 연습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던 우완 김택연(두산)이었다. 당찬 구위와 배짱에 많은 이들이 '팀의 마무리 후보'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달아주기도 했다.


실제 김택연의 구위와 성적 자체가 가장 앞서 나가는 것은 맞는 이야기였다. 호주 시드니 캠프부터 인상적인 구위를 선보인 김택연은 일본 미야자키와 후쿠오카에서 열린 일본 프로 팀과 경기에서도 호평을 한몸에 모으며 그 기세를 시범경기까지 이어 가는 데 성공했다.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에서도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3이닝 동안 피안타가 하나도 없었다. 거의 완벽한 투구에 이승엽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칭스태프의 입이 찢어졌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도 '김택연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라'며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


그런 김택연은 올해 정규시즌 개막전 로스터에도 합류하며 주가를 드높였다. 다른 신인들이 아예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하거나, 혹은 제한된 입지였던 반면 김택연은 팀의 필승조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채 2024년 시즌을 시작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자주 나오고 눈도장을 더 많이 받을수록 유리한 게 신인상 레이스였다. 일단 김택연이 가장 앞선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역시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시즌이다. 김택연은 정규시즌 첫 세 차례 등판에서 2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피안타는 2개뿐이었는데 볼넷을 무려 5개나 내줬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3.00까지 치솟았다. 결국 3월 30일 2군으로 내려갔다.


몸에 이상이 있거나 구위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는 게 이승엽 두산 감독의 설명이다. 다만 많은 관중들 앞에서 긴장한 측면이 있었고, 그러다보니 자신의 경기력이 다 나오지 않았다는 진단이었다. 신인은, 아직까지는 신인이었던 셈이다. 김택연은 2군에서 재정비를 거친 뒤 다시 1군에 올라올 전망이다. 두산 불펜 상황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 면도 있다. 다만 그 사이 김택연의 스포트라이트에 가렸던 경쟁자들이자 친구들이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신인상 레이스도 더 흥미로워졌다.


전체 1순위이자, 2024년 드래프트에서 김택연(전체 2순위)보다 먼저 지명된 유일한 선수인 좌완 황준서(한화)는 첫 선발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데뷔승까지 따냈다. 황준서는 좌완으로 최고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스플리터라는 확실한 결정구를 가지고 있다. 이번 캠프에서 못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가세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가 예상치 못하게 더 채워졌고, 결국 최원호 감독은 고심 끝에 황준서를 2군으로 내려 미래를 기약했다.


하지만 5선발 자리에서 호투하던 김민우가 컨디션 저하로 2군으로 내려갔고, 그 빈자리를 황준서가 메웠다. 황준서는 3월 31일 대전 kt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상대 외국인 선수인 웨스 벤자민을 요격하는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 이날 피안타율이 0.167에 불과했을 정도로 kt 베테랑 타자들을 상대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앞으로 로테이션 고정 여부, 혹은 황준서를 어떻게 1군에서 활용하느냐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신인상 레이스에서 선발 경력은 생각보다 큰 가점을 받는다. 같은 값, 같은 공헌도라면 불펜보다는 선발을 더 쳐주는 경향이 있어서다. 올해 신인 중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선수가 몇 없는 만큼 황준서의 향후 보직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정도 페이스를 꾸준하게 보여준다면 단번에 레이스 역전도 가능할 수 있다.


김택연보다 더 기막힌 출발을 한 불펜 신인도 있다. 전체 3순위 지명자인 전미르(롯데)다. 전미르는 시즌 첫 4경기에서 3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할 정도로 매서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3⅔이닝 동안 잡은 삼진 개수만 무려 8개고, 피안타율은 0.083,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55에 불과하다. 현재 롯데 불펜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전미르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처음에는 필승조까지로 분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등판이 거듭될수록 필승조로 편입될 수 있는 기량을 보여주며 김 감독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등판 상황이 쉽지 않았는데도 구위와 배짱을 앞세워 성과를 내기 시작하자 중요한 상황에 쓰지 않을 이유도 없어졌다. 최근에는 주자가 있는 상황, 팽팽한 경기 상황에서도 등판하며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150㎞에 이르는 강속구와 커브 등 변화구를 앞세워 1군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김택연의 독주로 시작됐던 신인상 레이스가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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