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역수출 신화는 남의 얘기…시애틀 방출에 마이너계약, 24억원 받고 생명연장 ‘데뷔전 4실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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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출산 메이저리그 역수출 신화. 이 대열에 크리스 플렉센(30, 시카고 화이트삭스)이 들어가긴 쉽지 않은 것인가.
플렉센은 2020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21경기에 등판, 8승4패 평균자책점 3.01로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두산과 재계약 가능성이 주목을 받았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안 받고 돌아갔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2년 475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2021시즌 14승6패 평균자책점 3.61로 맹활약했다. 두산 시절은 말할 것도 없고, 뉴욕 메츠 시절이던 2017~2019년보다도 훌륭한 실적이었다. 2022년에 시즌 도중 불펜으로 보직을 옮기긴 했다. 그래도 33경기서 8승9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3.73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2023년부터 시련이 시작됐다. 17경기서 4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시애틀은 옵션을 실행해 데리고 있었지만,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격이었다. 결국 과감하게 방출했다. 이후 플렉센은 콜로라도 로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생명연장을 이어갔다. 여기서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찼다. 12경기서 2승4패 평균자책점 6.27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때문에 2023-2024 FA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보였다. 30대 초반이지만, 2년 이상의 계약을 받는 건 무리였다. 결국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1년 175만달러(약 24억원)에 계약했다. 3년 전 시애틀과의 계약보다 조건은 나빠졌다. 그래도 다시 메이저리그 보장계약을 따낸 것에 의의를 둘 수 있었다.
시범경기 3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3.00으로 좋았다. 그렇게 4선발을 따냈다. 3선발이 2023시즌 KBO리그를 평정한 에릭 페디라는 것도 눈에 띄었다. 그런데 데뷔전서 또 좋지 않았다.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경기서 4⅓이닝 6피안타 1탈삼진 3볼넷 4실점했다. 패전투수.
아주 나쁜 투구는 아니었지만, 5이닝을 못 채운 선발투수가 4점을 내줬는데 잘 했다고 보긴 어렵다. 1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괴물타자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를 92마일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여세를 몰아 3회 1사까지 완벽한 투구를 했다.
이후 트레비스 드 아널드에게 91마일 하이패스트볼을 넣다 2루타를 맞으면서 꼬였다. 1사 2,3루서 아쿠나를 3루 땅볼로 유도, 1점을 준 건 괜찮았다. 그러나 4회 1사 후 연속 3안타를 맞고 추가 2실점했다. 슬라이더, 커터 등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존 외곽으로 빠지는 빈도가 높았다. 결국 올란도 아르시아에게 커터가 가운데로 들어가며 2타점 중월 2루타를 허용했다. 5회 1사 1,2루 위기를 맞자 벤치도 참지 못하고 교체했다.
포심이 91~92마일 수준이라면, 정교한 보더라인 투구를 하거나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운 현란한 피치디자인이 필수다. 기본적으로 커맨드가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장면이 많았다. 플렉센의 생존 과제는 명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