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처럼 미국행? '퓨처스 담금질' 정우영, 사령탑의 '숙제' 해결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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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가고 싶으면 투수로서의 기본부터 채워야한다. 150㎞ 투심? 마이너리그에는 팀마다 20명씩 깔렸다."
염경엽 LG 감독의 뜨거운 질책이 정우영의 재탄생을 이끌 수 있을까.
한국을 넘어 미국을 겨냥하던 정우영.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2군에서 담금질 중이다.
정우영은 최근 퓨처스 실전등판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1군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일 SSG 랜더스 퓨처스팀과의 경기에 6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박지환 김창평을 삼진, 김민식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같은 메이저리그 도전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선 누구나 납득 가능한 성적이 우선 필요하다.
한때 최고 152㎞ 투심을 앞세운 무적의 필승조였다. 데뷔 시즌인 2019년부터 4승6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72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2021~2022년에는 2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7홀드-35홀드로 평균 30홀드를 넘길 만큼 독보적인 셋업맨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직구 구위가 떨어졌고, 슬라이드스텝의 약점도 후벼파였다. 5승6패11홀드, 평균자책점 4.70으로 부진했다. 이래서는 미국에 보내줄수도 없고, 원한다고 갈수도 없다.
이미 재활을 마쳤다.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등판했다. 하지만 1군 복귀는 아직이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에게 여러가지 과제를 부여했다. 슬라이드스텝의 개선, 보다 간결한 투구폼, 세트포지션에서의 투구밸런스 안정화, 투심 외 변화구 하나, 체인지업 하나 장착 등이다. 3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아직 1군 계획은 없다"고 했다.
"세트포지션 때 밸런스가 망가진다는 건 핑계다. 와인드업 때 잘 던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이유를 대지 말고 밸런스를 찾는게 중요하다. 꾸준히 잘하려면 기본이 채워져야한다. 그래야 메이저리그도 갈 수 있다. 투심 하나로 미국에서 던질 수 있겠나. 커브나 슬라이더 중에 변화구 하나, 또 체인지업 하나, 이 정도 던져야 한국에서 압도적인 투수가 될 수 있다. 그래야 미국도 갈 수 있고."
염경엽 감독이 부임 직후부터 정우영에게 강조해온 부분이다. 정우영도 공들여 땀흘려왔지만, 아직 완전히 과제를 풀지 못했다.
화려한 셋업맨으로서의 커리어를 가졌지만, 염경엽 감독이 생각하는 '마무리 후보'에는 없다. 슬라이드스텝이 서툴고 투구폼이 커서 주자만 나가면 2루 도루를 내준다는 것.
"1점차 승부에서 세이브 상황을 맡길 수가 없다. 나가면 2루 가는데, 그럼 안타 하나면 바로 동점이다. 우영이도 죽고 팀도 죽는 길이다. 홀드왕과 세이브왕은 다르다."
과제 마감일은 없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의 복귀 타이밍에 대해 "본인에게 달렸다. 스스로 결정한다. 나도, 코치진에게도 없다"고 강조했다.
정우영은 스스로의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을까. 지난해 LG 우승을 이끈 원동력은 불펜이었다. 올해는 고우석도 없다. 정우영이 각성하는 만큼 LG의 2연패도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