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kg 빼고 절치부심했는데…SSG 계륵 전락, 정녕 부활 못하나 '볼넷 줄였더니 피홈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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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체중 14kg을 빼며 절치부심한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33·SSG 랜더스)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볼넷을 줄였더니 피홈런이 증가하면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박종훈은 지난 7일 창원NC파크에서 치러진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7피안타(3피홈런) 2볼넷 1사구 6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SSG가 1-10 완패를 당하면서 박종훈은 시즌 2경기 만에 2패째를 안았다. 평균자책점은 10.50.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문학 한화 이글스전에서 박종훈은 2이닝 1피안타 6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패전을 당했다. 1회 폭투로 내준 점수가 결승점이 됐다. 2회에는 실점이 없었지만 볼넷 3개로 제구가 흔들렸다. 3회 첫 타자에게 볼넷을 준 뒤 바로 강판됐다. 총 투구수 59개 중 스트라이크(24개)보다 볼(35개)이 더 많았다.
올해 도입된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가 낮은 쪽에 박한데 박종훈처럼 릴리스포인트가 낮고, 타자 무릎 근처로 던지는 잠수함 투수들이 불리한 면이 있다. 이전과 달리 바깥쪽이나 낮은 쪽에 살짝 걸치는 공들이 ABS에선 뒷면을 통과하지 않아 볼로 판정되면서 박종훈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후 2군에 내려간 박종훈은 지난 2일 LG 트윈스 퓨처스 팀을 맞아 5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컨디션을 조율했다. 이어 7일 NC전 선발등판에 맞춰 1군 복귀했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투구 내용은 바뀌었다. 한화전과 달리 스트라이크존에 계속 공을 넣으면서 4이닝 동안 볼넷을 2개로 줄였다. 제구에 대한 답답함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타자들의 배트를 피해가지 못했다. 가운데로 넣으니 타자들이 쉽게 공략했다. 홈런만 3개를 허용했다.
2회 김성욱은 박종훈의 2구째 한복판 직구를 받아쳐 좌월 투런포로 장식했다. 3회 박민우도 3구째 몸쪽 높은 투심을 우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계속된 3회 공격에서 맷 데이비슨은 5구째 높게 들어온 커브를 공략해 좌월 솔로포로 만들었다.
한때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였던 박종훈은 2021년 6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하향세를 걷고 있다. 재활 중이던 그해 12월 5년 65억원으로 같은 팀 우완 투수 문승원(5년 55억원)과 함께 최초 비FA 다년계약의 주인공이 됐지만 2022년 7월 복귀 후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2022년 11경기(48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할 때만 해도 부상 복귀 시즌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그러나 지난해 18경기(80이닝) 2승6패 평균자책점 6.19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80이닝 동안 볼넷 60개로 9이닝당 볼넷이 6.75개에 달했다. 제구가 말을 듣지 않은 데다 슬라이드 스텝이 느려 주자들의 먹잇감이 되는 등 약점이 크게 부각됐다. 2군을 3번이나 다녀왔지만 반등하지 못했다.
시즌 후 2차 드래프트 때는 35인 보호선수명단에 들지 못했고, 고액 연봉으로 인해 어느 팀도 그를 데려가지 않았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박종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14kg이나 감량하며 절치부심했다. “2년이라는 시간을 버렸으니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독하게 마음먹고 시즌을 준비했지만 결과로 나오지 않는다. 낮은 쪽을 안 잡아주는 ABS와 피치클락 시험 운영, 공인구 반발력 상승 등 여러 환경 변화도 박종훈에겐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박종훈은 올해 포함 2026년까지 앞으로 3년 더 SSG와 계약이 남아있다. 고액 연봉 선수라서 구단 입장에선 어떻게든 살려 써야 하는데 쉽지 않다. 매몰 비용으로 삼자니 남은 연봉이 세다. 그렇다고 계속 선발 로테이션에 넣는 것도 점진적인 세대 교체 기조인 팀의 기회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다. 지금 당장 뚜렷하게 결론내기 어려운 문제라 박종훈에 대한 SSG의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