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의 거짓말? 첫 홈런공, "만나서 돌려받았다" 했는데…주운 사람은 "만난적 없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뒤늦게 쏘아올린 시즌 첫 홈런. 눈물까지 글썽인 한방이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뒷얘기가 터져나왔다. 다저스 구단은 팬을 협박해 공을 돌려받았고, 정작 해당 팬은 오타니와는 만난 적도 없다는 것. 이는 "공을 주운 팬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홈런볼을 돌려받았다"던 오타니의 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디애슬레틱의 샘 블럼 기자는 5일(한국시각) 오타니의 홈런볼을 주운 앰바 로만이라는 팬이 다저스 측 직원들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슈퍼스타 오타니의 시즌 첫 홈런이었다. 오타니는 전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다저스의 5대4 승리를 이끌었다. 비거리 131m, 타구 속도 170㎞의 큰 홈런이었다.

두 차례 시즌 MVP를 거머쥐었고, 이 과정에서 홈런왕도 2번이나 차지한 그다. 하지만 10년 7억 달러의 매머드급 계약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올해, 좀처럼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오타니는 무려 9경기만에 홈런을 친 이날, "솔직히 마음이 놓였다"며 울컥했다. 홈런 직후 후련해하는 오타니의 표정만 봐도 그간의 마음 고생과 중압감은 짐작할만했다.

여기에 시즌 개막 직후 전 통역이자 10년 절친이었던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논란에도 연루된 상황. 오타니의 전 스승 조 매든 감독조차 "정말 도박을 하지 않았나? (이체된 돈은)네가 한 것이 아닌가? 라고 한번 물어보고 싶다"고 말할 만큼 의심도 받는 상황이다.

여기에 '홈런볼 거짓말' 논란까지 터진 것. 홈런볼을 주운 팬부부는 "다저스 경호원들이 '오타니의 홈런볼이라고 인증하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사인모자 2개와 맞바꾸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은 사인모자와 배트, 사인볼만 받고 오타니의 홈런볼을 내줬다.

일반적으로 관중석으로 날아간 공은 공을 주운 관중의 것이다. 때문에 스타 선수들은 기념구를 돌려받기 위해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볼이나 사인 모자를 선물하곤 한다. 때론 그런 거 없이 경매에 올라와 구단이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매체는 오타니의 홈런볼이 최소 1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을 주웠던 부부는 "특별한 순간이었고, 특별한 공이다. 정당한 대우를 받길 원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오타니가 이들과 만나지 않았다는 것. 오타니는 "팬과 이야기를 나눈 뒤 공을 돌려받았다"고 설명했지만, 당사자들은 만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통역의 오역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타니는 "(구단 관계자가)팬과 이야기한 결과 받을 수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지만, 이를 통역이 '내가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고 통역했다는 지적이다. 사실이라면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 논란에 이어 또다시 통역 이슈로 고통받게 된 셈이다.

다저스 구단은 매체에 "해당 팬과 추가적인 대화를 나눌 의지가 있다"고 전하며 뒤늦게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오타니로선 뒤늦게라도 최선을 다한 팬서비스로 수습하는 게 바람직할 전망이다.